출연진
프로그램 노트
피에르 셰퍼가 1950년대에 뮤지크 꽁크레트(musique concrète)의 이론적 아버지였다면, 피에르 앙리는 이 운동의 예술적 아버지였다. 모리스 베자르가 안무한 Messe pour le temps présent (현대를 위한 미사)로 잘 알려진 앙리는 청중이 공포스럽고 환희에 찬 일종의 극장을 상상하게 할 수 있는 복잡한 음향 객체를 창조하고자 했다. 2002년 작품 Dracula, ou la musique troue le ciel (드라큘라, 혹은 음악이 하늘을 뚫다)에서 그는 바그너의 유명한 4부작의 부분과 모티프를 광대한 청각 스펙트럼을 배경으로 옮겨놓았으며, 악마 같은 웃음소리와 질주하는 말발굽 소리, 급히 걷는 발걸음, 까마귀 울음, 폭풍과 사이렌 소리를 혼합했다. 바그너가 그의 링 사이클에서 그랬듯,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는 앙리에게 “헤아릴 수 없는 감각의 비범한 탐구자”였다.
Le Balcon이라는 집단을 이루는 음악가, 작곡가, 편곡가, 음향 엔지니어들은 이 “꿈같은 풍경”에 자신만의 독특한 색채를 더한다. 창립자 막심 파스칼이 지휘하는 거의 20명의 오케스트라 음악가들이 바그너의 악보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한편, 피에르 앙리의 혁신적인 음향 풍경은 파리 아테네 극장 대강당 곳곳에 배치된 30개의 스피커를 통해 확산된다. 이 사악한 전자음향 소용돌이 속에서 바그너의 마법에 빠져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