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디오 아바도 지휘, 베토벤 교향곡 6번

자연의 느낌 혹은 제6번 교향곡

이 작품은 1808년 12월 22일 비엔나에서 교향곡 제6번 F장조, 일명 전원 교향곡, Op. 68이 제5번 교향곡과 동시에 초연되었을 때 큰 열광을 받지 못했다. 전원이라는 제목은 작곡가 자신이 프로그램에 붙인 것으로, 전원 교향곡: "그림보다는 느낌의 표현"이라고 적혀 있다. 악보에는 나중에 "전원 교향곡 또는 시골 생활의 기억"이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나 새소리는 자연 자체를 묘사하기보다는 자연의 느낌을 전달한다. 브루노 발터가 "자연, 시내, 새를 사랑하지 않는 지휘자는 전원 교향곡을 지휘할 수 없다"고 말한 것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다. 전원 교향곡은 베토벤에게 있어 르 락(Le Lac)이 라마르틴에게 그러한 존재이다.

"베토벤과 함께라면 배움을 멈출 수 없다."

...라고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말한다. 그는 본 출신의 거장(1770-1827)의 교향곡들을 끊임없이 재해석해왔다. 밀라노 스칼라 극장의 감독을 15년간 맡아 뛰어난 오페라 지휘자로 명성을 얻었지만, 비엔나에서 한스 스바로프스키에게 배운 덕분에 독일과 비엔나 레퍼토리에도 익숙하다. 오스트리아 수도에서 그에게 또 다른 중요한 경험은 합창단에서 노래한 것으로, 이는 당시 위대한 지휘자들인 브루노 발터, 조지 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함께한 리허설을 의미했다.

그는 27세에 알레산드로 스카를라티 300주년 기념 행사에서 밀라노 스칼라 극장 지휘자로 데뷔했다. 이후 뉴욕에서 열린 미트로풀로스 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했고, 카라얀의 초청으로 잘츠부르크에서 지휘했으며, 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말러의 교향곡 제2번으로 지휘 데뷔를 했다. 같은 오케스트라와 1985년부터 1988년까지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처음으로 녹음했다. 그러나 비엔나 오케스트라와의 관계는 기복이 있었던 반면, 1966년부터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는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30년 후인 1989년, 그는 카라얀의 뒤를 이어 이 명망 높은 오케스트라의 수장이 되었고 2002년까지 그 자리를 지켰다. 베를린 음악가들과 함께 그는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두 번째로 녹음(도이치 그라모폰, 2000)했으며, 2001년 1월 5일부터 2월 15일까지 로마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에서 공연했다. 이 열정적인 관객 앞에서 연주된 기억에 남는 시리즈는 로마에서 촬영되었으며, 제9번 교향곡만 베를린에서 촬영되었다.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매우 소중히 여기는 이 서양 음악사의 기념비는 베토벤이 1799년부터 1823년까지 25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작곡했다. 이 기념비는 작곡가의 생애 대부분을 아우르며, 그는 31세에 제1번 교향곡을, 54세에 제9번 교향곡을 썼다. 베토벤과 함께 하이든처럼 100곡에 달하는 교향곡을 작곡하던 교향곡 작곡가 시대는 막을 내렸다. 그 이후로 음악가들은 각기 독특한 개성을 지닌 약 10곡의 교향곡을 작곡했다.

이 기념비적인 작품은 위압적이면서도 친근하다. 베토벤의 교향곡은 서양 음악에서 가장 폭넓은 청중에게 어필하는 모범이다. 그래서 정치적 목적으로도 널리 사용되었으며(제9번 교향곡의 환희의 송가는 공식 유럽 국가), 상업적 목적(광고)이나 영화(스탠리 큐브릭의 시계태엽 오렌지 등)에도 활용되었다.

자유의 상징이자 독립의 행위로서 베토벤의 교향곡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환상적인 믿음의 표현이며, 그 속에서 인간은 자신을 발견한다. 아바도는 이러한 작품들을 감정의 만족보다 숭고함을 앞세워 위엄 있게 지휘한다. 그리고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로부터 얻어내는 놀라운 소리 덕분에 아름다움은 인간의 승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