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쇼이 극장, 르네상스
2000년대의 복원
프로그램 노트
드니 스네기레프 감독에 따르면, "볼쇼이는 러시아 문화에서 크렘린이 권력에 갖는 의미와 같다".
세계의 모든 위대한 오페라 및 발레 극장 가운데 모스크바 볼쇼이는 독보적인 존재다. 그러나 볼쇼이는 알렉산드르 2세 황제의 대관식을 기념해 1856년 개관했을 당시에는 그저 지방 극장에 불과했다. 당시 제정 러시아의 수도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었기 때문이다. 러시아어로 '큰' 극장이라는 뜻의 볼쇼이가 새로운 소비에트 수도 모스크바의 중심 극장이 된 것은 1917년 10월 혁명 이후의 일이었다. 레닌은 볼쇼이에서 생애 마지막 공개 연설을 했고, 스탈린은 돔형 객석에서 소비에트 연방의 수립을 선포했다. 볼쇼이는 급속히 팽창하던 소비에트 제국의 문화적 상징이 되었다.
그러나 2005년에 이르러 볼쇼이는 과거 영광의 희미한 그림자에 불과했다. 외벽은 더러웠고, 신고전주의 양식 주랑의 기둥들은 위험할 정도로 기울기 시작했으며, 기초는 갈라지고 벽은 허물어지고 있었다. 이 유명한 극장의 금박은 광채를 잃었고, 건물 전체에는 대대적인 보수가 필요했다. 2005년은 거대한 복원, 아니 재건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해였다. 3,000명 규모의 단원들은 리허설과 공연을 계속할 수 있도록 신무대 건물로 옮겨졌다.
이 특별한 다큐멘터리에서 드니 스네기레프는 전설적인 극장의 구출과 부활을 목격하도록 우리를 초대한다. 3D 이미지, 애니메이션, 영화 영상과 인터뷰를 결합하여 스네기레프는 기원부터 오늘날까지 볼쇼이의 역사를 되짚는다. 러시아와 소비에트 기록보관소의 영상은 비슈네프스카야, 그리고로비치, 바실리예프, 막시모바, 플리세츠카야 같은 스타들이 볼쇼이 무대를 빛내던 시절, 고전 발레와 오페라 공연이 용감한 공산주의 노동자들에게 끊임없이 전진할 것을 촉구하던 거대한 선전 기구와 무대를 공유하던 시절로 관객을 데려간다… 다큐멘터리는 또한 극장을 재건하기 위해 밤낮으로 일하는 오늘날의 작업팀을 따라간다. 건축가, 엔지니어, 각 분야의 건설 노동자들은 함께 힘을 모아 러시아 언론이 "세기의 건설 프로젝트"라고 부른 거대한 사업에 도전한다.
이 영화는 건축적·예술적 문제, 감정과 애국심을 포함해 볼쇼이 복원 프로젝트에 얽힌 인간적 쟁점도 조명한다. 관객들은 볼쇼이의 문화적·정치적 유산을 되새기게 된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과거에, 이 서정 예술과 무용의 전당에서 공연한 스타들은 세계 곳곳의 대표 공연을 통해 소비에트 연방을 선보였다.
더욱이 이 전례 없는 정비는 볼쇼이 건물을 넘어 공연 레퍼토리에도 미쳤다. 이제 레퍼토리에는 드미트리 체르냐코프가 연출한 예브게니 오네긴, 볼쇼이에서 한 번도 공연된 적 없는 작품 보체크, 그리고 한때 보수성으로 명성이 높았던 극장의 현대 안무가 포함된다. 건물과 레퍼토리 모두에서 쇄신이 새로운 표어가 되었다.
소비에트 연방은 1991년에 붕괴했고, 이제 볼쇼이 외벽에서는 제정 러시아의 쌍두독수리가 낫과 망치를 대체했다. 그러나 두 차례의 체제 변화를 견뎌내고 이제 21세기의 현대성을 받아들이면서도 러시아 문화의 핵심 수호자로서의 위치를 언제나 지켜 온 이 극장을 상징하기에는, 잿더미에서 다시 솟아오르는 불사조가 똑같이 어울리는 상징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