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진
프로그램 노트
2007년 8월 20일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연주된 제3교향곡은 아바도가 얼마나 위대한 말러 해석자였는지를 확인시켜 준다.
“풍경을 볼 필요가 없다, 모든 것이 내 교향곡 안에 있다.” 1896년 구스타프 말러가 오스트리아 아터제 인근 슈타인바흐의 휴가 별장에서 방문한 지휘자 브루노 발터를 맞으며 제3교향곡에 대해 한 말이다. 말러의 교향곡 중 가장 긴 이 작품(약 1시간 30분)은 자연에 대한 송가이지만, 그 자연 속에는 많은 고뇌가 숨어 있다.
거대한 1악장의 도입부부터 우리는 번개에 맞은 듯 충격을 받는다. 아바도의 예리한 지휘는 음악의 아이러니를 강조한다. 작곡가가 여섯 악장 각각에 붙였던 제목들(“여름 행진,” “초원의 꽃들이 내게 말해 주는 것,” “숲 속 동물들이 내게 말해 주는 것,” “인간이 내게 말해 주는 것,” “천사들이 내게 말해 주는 것,” “사랑이 내게 말해 주는 것”)은 나중에 삭제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말러의 모든 양면성이 담겨 있다. 달콤함 아래에는 독이 숨어 있다.
제2교향곡(2003), 제5교향곡(2004), 제6교향곡(2006)에 이어 2007년 8월 20일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연주된 제3교향곡은 아바도가 얼마나 위대한 말러 해석자였는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 빈에서 한스 스바로프스키에게 사사하며 중부 유럽 문화를 익혔고, 말러의 모든 교향곡을 도이치 그라모폰을 위해 녹음하는 등 말러의 세계에 대한 방대한 친숙함은 그에게 최고의 여유를 선사한다. 결코 과장하거나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으면서도, 어려운 악보에 우아하게 빛을 비추되 그 신비로움을 빼앗지 않는다.
2003년부터 이 말러 여정에 함께해 온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최고의 컨디션으로 지휘자와 완벽한 일체감을 이루는 듯하다.
